생각실험실은 어떤 곳인가?
2010년 9월 대략 70여명의 후원자와 40여명의 학생들이 뜻을 모아 출범하게 된 배움 공동체 생각실험실은 기존의 제도권 교육 내에서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던 지적 방랑자들을 위해 태어난 곳이다. 순수 학문을 공부하는 건 가난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여겨지는 현실에서는, 공부가 스펙, 더 높은 연봉, 학점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서는, 제대로 된 배움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순수학문이 진정으로 숨 쉬고 공유될 수 있는 곳을 기획하였다. 수년간의 구상과 준비 끝에 생각실험실은 현재 안국의 한 한옥에 위치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매달 내는 소액의 회비와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생각실험실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나
철학과 수업에서 이미 있었던 고귀한 사유와 만날 수는 있어도 스스로 참다운, 나다운 생각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웠습니다. 우선, 정해진 짧은 기간 내에 읽어야 할 텍스트의 양이 너무 많아서 원전에 쓰인 단어 하나하나의 가치와 행간에 숨은 기막힌 의미를 발견할 수가 없었어요. 늘 철학자의 말을 급히 정리하느라 바빴고 심지어 시험 전날까지 텍스트가 이해되지 않아 답안을 외워야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릴없이 학점을 의식해야 했던 것도 철학 공부의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A+이니, C, F 하는 학점이란 건 단지 제도적 표상에 불과하겠지만 제가 제도에 속해있는 한 그 끔찍한 관성에서 벗어날 날은 요원해 보였어요. 마지막으로 정말로 아쉬웠던 것은 동학들의 반짝이는 생각을 듣고 그것을 통해 배울 기회가 너무나 부족했던 점입니다. 내 친구들이 같은 것을 나와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듣는 일이 배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참나무 ㅎㅇㅈ
예술을 하기 위해서는 지혜와 슬기의 그물을 촘촘히 엮어서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세상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의 밑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공부를 할수록 모든 갈래 학문이 복잡한 가계도처럼 얽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고전으로 갈 수록 학문의 조상들은 하나의 큰 몸을 이루고 있음을 깨달았고, 현대의 학문 또한 수만갈래로 분화된 듯 보이나 문패만 다를 뿐 그 안에선 비슷한 차원의 고민들이 반복됨을 보곤 합니다. 그래서 고전이 중요하고, 이과와 문과 사이의 높은 벽이 무의미함을 깨닫습니다. 철학 속에 이방인으로 종종 등장하던 물리 역시 뿌리학문의 하나로서 다시 공부해야함을 깨달았습니다.(중략)생각실험실은 다른 공간들에서 각각 배움에 매진하며 떠돌던 우리들에게 좋은 아지트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예전부터 배움에 목마른 친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죽치고 앉아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는 배움 생활터를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간 여러 배움공간들을 보아왔고, 이들의 장단점을 함께 보면서 이를 모두 극복한 공간을 갈망하고 했습니다
-참나무 ㅂㅈㅎ
나름 꾹 참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왔던 전 대학생이 되면 무언가 달라질 거라는 아주 막연한 환상을 안은 채 대학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대학은 또 다른 경쟁의 시작이었고 사회 순응을 위한 연속선상이었습니다. 입시에서 취업으로 테마만 바뀌었을 뿐 또 다시 고시를 준비하거나 취업을 하기 위해서 쳇바퀴 도는 삶을 살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내 삶은 왜 이럴까?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며 살아왔고 이제부터는 학점을 위한 공부를, 이력서에 경력 한줄 더 넣기 위한 스펙을 쌓아야 하는 기계 같은 제 삶에 회의가 밀려왔습니다. (중략)제가 동료들과 생각실험실에서 공부하고 지성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제 삶의 질은 높아질 것이고 제가 이제까지 접했던 공부, 사회의 길들여진 구성원이 되기 위한 세뇌와 같은 공부와는 전혀 다른 진정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제까지 불행하고 재미없었던 공부와는 달리 행복해질 수 있는, 진정한 배움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인 생각실험실을 소망합니다.
-참나무 ㄱㅅㅁ
저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해왔고 작곡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현대예술은 감각과 사유가 결합하는데 단순히 음표만을 다루는 작곡기법만을 중시하는 데에 늘 회의를 품어왔습니다. 저를 음악이란 좁은 울타리 안에만 가두어두는 교육제도에 갑갑함을 느낍니다.(중략) 제 공부의 목표는 구체적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니라, 학문과 예술을 포괄하는 보다 큰 인식 모형을 그리는 것입니다 2006년 4월. 대학생이 된 지 한 달이 될 무렵 저는 당차게도 자퇴서를 내밀었습니다. 원치 않았던 대학의 허술한 커리큘럼에 실망이 대단히 컸습니다. 대학과정을 이수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여겼습니다. 학점이란 제도가 공부의 깊이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학기 500만원을 넘어서는 등록금이 감당하기 버거웠습니다. 제 뜻과 어머니의 노고가 착취당한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2007년 8월 11일의 일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배움의 목적이 단지 안정된 직업을 갖기 위한 준비단계일 뿐이라면, 교육 자체가 우리시대에 필요한 사회구성원을 양산해내어 사회를 존속·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우리는 한낱 그 이용물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이 갑갑한 틀에 나를 끼워 맞춰가며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다. 그저 그런 안정된 삶을 거부한다. 시세의 흐름에 나를 내맡기지는 않을 거야. 나는 주체적인 삶을 살 거야. 진실로 내 내부에서 스스로-되어-나오려는-것 이외에는 다른 어떤 것에도 마음 쓰지 않을 것이다.”
-참나무 ㅇㅂㅁ
생각실험실은 어떤 길을 걸어왔나?
-가영이가 채워 넣을 것입니다.
생각실험실은 어떤 길을 가고자 하는가?
생각실험실 큰모모
생각실험실은 두달에 한번씩 참샘,참나무,참새들이 모두 모여 함께할 수 있는 큰 모모(모두모임)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이번 12월달에도 가을학기 종강을 맞아,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두가 함께 모여 자신들의 생각들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다채로운 예술적 행사들과 합창 공연 등이 준비될 것이고, 안국마을의 지역공동체와 지나가는 행인들을 위한 행위예술 및 일일 생각카페도 준비할 예정이니 많이 오셔서 함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모두가 모인다면 따스한 하나하나의 온기가 모여 큰 따스함이 피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시: 12월 25일
장소: 생각실험실 둥지
입장료: 생각실험실 회원은 무료. 그 외 방문자는 5000원
제1부. 생각 카페 | 13시~17시
- 전시: 미정
- 공연: 송은영,정성경이 이끄는 참나무들
- 가을학기 되돌아보기: 김가영
- 2011년 내다보기: 김수민
저녁식사와 다과 | 18시
제2부. 생생 아이디어와 자유토론 | 19시~22시
- 발표자: ㅇㅇㅇ
- 주제: 미정
제3부. 잠 못 이루는 토론
생각실험실 겨울학기 미리 보기
생각실험실 가을학기가 종강되었습니다. 2011년 1월달부터 새로운 포맷으로 겨울학기를 열 겁니다. 겨울학기는 참나무 맞춤형 강좌와 프로젝트 위주로 운영될 겁니다. 여기에 있는 과목들은 수강할 참나무 및 참새 신청자가 3명이상 넘어갈 경우 개설될 것입니다.(단, 논리캠프의 경우 10명 이상이 신청할 경우 개설될 것입니다)
1. 논리
ㄱ. 논리 기초 + 프로젝트 골치: 이화여대 실용논리학을 들으면서, 발제도 하고, 문제도 만들고, 교과서도 만든다.
ㄴ. 집합론 공부 또는 선형대수학
2. 철철: 철학사를 공부하면서 철학 교과서 만들기
3. 피지카 및 피지카 씨앗(리나) 물리학 공부모임
4. 전통음악듣기(은영)
5. 동양철학강독
6. 영어로 하는 우리만의 학회(수민) 영어로 대화하고 자기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
7. 20세기 음악산책(보미)
8. 중 고등학생을 위한 논리캠프(가영)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논리학 가르치기.인원10명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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